외국인 초급 한국어 학습자가 일상생활에서 매우 자주 사용하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바로 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입니다. 자신의 능력을 말하거나 어떤 일이 가능한지, 불가능한지를 설명할 때 활용하기 때문에 실제 의사소통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.
예를 들어 “저는 수영할 수 있어요”, “한국어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”, “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만날 수 없어요”처럼 사람의 능력뿐 아니라 상황에 따른 가능과 불가능까지 표현할 수 있습니다.
하지만 외국인 학습자는 ‘할 수 있다’를 단순히 영어의 ‘can’과 동일한 표현으로만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그러다 보니 자신의 능력을 말할 때와 외부 상황 때문에 어떤 행동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거나, ‘못’과 ‘-(으)ㄹ 수 없다’를 같은 의미로만 사용하는 오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.
따라서 초급 수업에서는 문법 설명을 길게 하기보다 그림, 아이콘, 행동 카드, 신호등 색상과 같은 시각 자료를 활용하여 ‘가능하다’와 ‘불가능하다’의 차이를 눈으로 먼저 이해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. 이번 글에서는 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의 기본 의미와 활용 규칙부터 능력과 가능 표현의 차이, 실제 수업에서 활용하기 좋은 시각 자료 구성법까지 정리해 드립니다.
- 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의 기본 의미 쉽게 설명하기
‘-(으)ㄹ 수 있다’는 어떤 행동을 할 능력이 있거나 특정 상황에서 그 행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.
반대로 ‘-(으)ㄹ 수 없다’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상황 때문에 행동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를 나타냅니다.
예를 들어,
- 저는 수영할 수 있어요.
- 저는 운전할 수 있어요.
- 한국어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.
- 오늘 저녁에 만날 수 있어요.
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.
반대로,
- 저는 수영할 수 없어요.
- 지금은 운전할 수 없어요.
-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만날 수 없어요.
- 여기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요.
라고 표현합니다.
초급 학습자에게는 다음처럼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.
할 수 있어요
→ 가능해요.
할 수 없어요
→ 불가능해요.
처음에는 ‘능력’과 ‘가능성’을 세밀하게 구분하기보다 ‘할 수 있는가, 없는가’라는 큰 의미부터 이해시키는 것이 좋습니다.
- 받침에 따른 형태 변화 익히기
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는 동사의 받침 여부에 따라 형태가 달라집니다.
(1) 받침이 없는 동사는 ‘-ㄹ 수 있다/없다’
가다 → 갈 수 있다
보다 → 볼 수 있다
타다 → 탈 수 있다
공부하다 → 공부할 수 있다
예문:
- 내일 서울에 갈 수 있어요.
- 한국 영화를 볼 수 있어요.
- 자전거를 탈 수 있어요.
- 집에서도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어요.
(2) 받침이 있는 동사는 ‘-을 수 있다/없다’
먹다 → 먹을 수 있다
읽다 → 읽을 수 있다
찾다 → 찾을 수 있다
입다 → 입을 수 있다
예문:
- 매운 음식을 먹을 수 있어요.
- 한국어 책을 읽을 수 있어요.
-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을 수 있어요.
- 이 옷을 입을 수 있어요.
(3) 어간이 ‘ㄹ’로 끝나면 ‘ㄹ’을 그대로 활용
살다 → 살 수 있다
만들다 → 만들 수 있다
열다 → 열 수 있다
예문:
- 한국에서 혼자 살 수 있어요.
- 김밥을 만들 수 있어요.
- 이 문을 열 수 있어요.
초급 학습자에게는 다음처럼 표로 정리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.
받침 X → -ㄹ 수 있어요
받침 O → -을 수 있어요
ㄹ 받침 → 그대로 + 수 있어요
형태 규칙을 색깔별로 구분해 보여주면 학습자가 문장을 만들 때 빠르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.
- ‘능력’과 ‘상황상 가능’을 구분해서 가르치기
‘-(으)ㄹ 수 있다’는 크게 두 가지 상황에서 자주 사용됩니다.
첫 번째는 사람의 능력입니다.
- 저는 피아노를 칠 수 있어요.
- 저는 한국어를 읽을 수 있어요.
- 제 친구는 수영할 수 있어요.
이 경우에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.
두 번째는 상황상 가능 여부입니다.
- 오늘은 시간이 있어서 만날 수 있어요.
- 이 식당에서는 카드로 계산할 수 있어요.
- 여기에서는 무료로 주차할 수 있어요.
이 경우에는 능력보다 상황이나 조건이 허락한다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.
학습자에게는 그림을 활용해 두 의미를 비교하면 좋습니다.
수영하는 사람 그림
→ “저는 수영할 수 있어요.”
→ 능력
‘주차 가능’ 표지판 그림
→ “여기에 주차할 수 있어요.”
→ 상황상 가능
이처럼 같은 문법이라도 의미의 중심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구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.
-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가능·불가능 시각화하기
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는 색깔을 활용한 시각 자료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.
예를 들어 초록색 영역에는 다음 문장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.
가능 O
- 수영할 수 있어요.
-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.
- 카드로 계산할 수 있어요.
- 여기에서 앉을 수 있어요.
반대로 빨간색 영역에는 다음 문장을 넣습니다.
불가능 X
- 수영할 수 없어요.
- 사진을 찍을 수 없어요.
- 현금으로만 계산해서 카드를 사용할 수 없어요.
- 자리가 없어서 앉을 수 없어요.
신호등처럼
초록색 = 가능
빨간색 = 불가능
으로 반복해서 보여주면 초급 학습자가 문법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.
- 행동 그림 카드로 능력 표현 연습하기
수업에서는 다양한 행동이 그려진 카드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.
예:
수영하다
운전하다
요리하다
피아노를 치다
자전거를 타다
한국어를 읽다
춤을 추다
스키를 타다
교사가 카드 한 장을 보여주며 질문합니다.
“수영할 수 있어요?”
학습자는 자신의 실제 능력에 따라 대답합니다.
“네, 수영할 수 있어요.”
또는
“아니요, 수영할 수 없어요.”
이후에는 학습자가 서로 질문하게 합니다.
A: “운전할 수 있어요?”
B: “네, 운전할 수 있어요.”
A: “피아노를 칠 수 있어요?”
B: “아니요, 피아노를 칠 수 없어요.”
실제 자신의 능력을 말하기 때문에 같은 문법을 반복해도 단순 암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.
- 장소 표지판으로 ‘가능’ 의미 설명하기
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는 일상적인 표지판과도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.
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그림이나 사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.
주차 가능
→ 여기에 주차할 수 있어요.
사진 촬영 금지
→ 여기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어요.
금연 구역
→ 여기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어요.
무료 와이파이
→ 여기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어요.
출입 금지
→ 여기에 들어갈 수 없어요.
이러한 자료는 능력이 아니라 규칙이나 상황 때문에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데 특히 효과적입니다.
따라서 학습자는 ‘할 수 있다’가 단순히 개인 능력을 의미하는 표현만은 아니라는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.
- ‘못’과 ‘-(으)ㄹ 수 없다’ 차이도 간단하게 알려주기
외국인 학습자는 ‘못’과 ‘-(으)ㄹ 수 없다’를 자주 혼동합니다.
예를 들어,
“저는 수영을 못해요.”
와
“저는 수영할 수 없어요.”
는 비슷한 의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.
하지만 실제 대화에서는 ‘못’이 더 짧고 일상적인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고, ‘-(으)ㄹ 수 없다’는 능력이나 상황상 불가능함을 보다 명확하게 표현할 때 유용합니다.
예를 들어,
“오늘은 일이 많아서 친구를 만날 수 없어요.”
라고 하면 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황 때문에 만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.
초급 학습자에게는 처음부터 복잡한 차이를 설명하기보다,
못해요
→ 일상적인 부정 표현
할 수 없어요
→ 능력이나 상황상 불가능함을 분명하게 표현
정도로 정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.
- 학습자가 자주 하는 오류 사례
(1) 받침 뒤에서 ‘ㄹ’을 바로 붙이는 오류
X 먹ㄹ 수 있어요.
X 먹를 수 있어요.
O 먹을 수 있어요.
받침이 있는 동사는 ‘-을 수 있다’를 사용한다고 반복해서 연습시켜야 합니다.
(2) ‘수’를 생략하는 오류
X 저는 수영할 있어요.
O 저는 수영할 수 있어요.
‘-(으)ㄹ 수 있다’는 하나의 표현 덩어리로 익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.
(3) ‘있다/없다’를 잘못 활용하는 오류
X 저는 한국어를 읽을 수 해요.
O 저는 한국어를 읽을 수 있어요.
초급 학습자에게는
‘-(으)ㄹ 수 + 있어요/없어요’
형태 전체를 하나의 공식처럼 보여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.
- 그림 보고 문장 만들기 활동
교사가 다양한 그림을 보여주고 학습자가 가능한 행동을 말하게 합니다.
예를 들어 수영장 그림을 보여주면서,
“여기에서 무엇을 할 수 있어요?”
학습자:
“수영할 수 있어요.”
도서관 그림:
“여기에서 무엇을 할 수 있어요?”
→ “책을 읽을 수 있어요.”
박물관의 촬영 금지 표시:
“여기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?”
→ “아니요, 사진을 찍을 수 없어요.”
이러한 방식으로 장소와 행동을 연결하면 자연스러운 실생활 표현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.
- ‘할 수 있는 것 찾기’ 게임
학습자에게 여러 행동 목록을 제시합니다.
- 운전하다
- 수영하다
- 한국어로 주문하다
- 자전거를 타다
- 김치를 만들다
- 피아노를 치다
- 매운 음식을 먹다
그다음 교실을 돌아다니며 질문하게 합니다.
“수영할 수 있어요?”
상대방이
“네, 수영할 수 있어요.”
라고 대답하면 이름을 적습니다.
다른 질문도 이어갑니다.
“김치를 만들 수 있어요?”
“한국어로 주문할 수 있어요?”
마지막에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게 합니다.
“마리아 씨는 수영할 수 있어요.”
“존 씨는 김치를 만들 수 없어요.”
이렇게 하면 질문과 대답뿐 아니라 제3자에 대한 문장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.
- 상황 카드로 ‘가능/불가능’ 판단하기
교사는 다음과 같은 상황 카드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.
상황 1:
운전면허가 있습니다.
→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어요.
상황 2:
오늘 식당이 문을 닫았습니다.
→ 여기에서 밥을 먹을 수 없어요.
상황 3:
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습니다.
→ 지금 전화할 수 없어요.
상황 4:
한국어를 3년 동안 공부했습니다.
→ 한국어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.
상황 5:
박물관에 ‘사진 촬영 금지’ 표시가 있습니다.
→ 사진을 찍을 수 없어요.
학습자는 상황을 보고 가능 또는 불가능을 판단한 뒤 전체 문장을 만들어야 합니다.
이 활동은 단순 형태 연습에서 의미 중심 연습으로 넘어가는 데 효과적입니다.
- 빈칸 채우기로 형태 정확성 확인하기
괄호 안의 동사를 알맞게 바꾸어 보세요.
① 저는 자전거를 ________ 수 있어요. (타다)
② 한국어 책을 ________ 수 있어요. (읽다)
③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친구를 ________ 수 없어요. (만나다)
④ 여기에서 사진을 ________ 수 없어요. (찍다)
⑤ 혼자 김밥을 ________ 수 있어요. (만들다)
정답:
① 탈
② 읽을
③ 만날
④ 찍을
⑤ 만들
형태 문제를 푼 뒤에는 각각이 능력인지 상황상 가능·불가능인지도 구분하게 하면 좋습니다.
- ‘왜 할 수 없어요?’ 질문으로 문장을 길게 만들기
학습자가 “할 수 있어요/없어요”만 반복하면 발화가 짧아질 수 있습니다.
따라서 교사는 이유를 추가하게 합니다.
A: “오늘 친구를 만날 수 있어요?”
B: “아니요, 만날 수 없어요.”
A: “왜요?”
B: “오늘 일이 많아서 만날 수 없어요.”
또 다른 예:
“매운 음식을 먹을 수 있어요?”
→ “아니요, 너무 매워서 먹을 수 없어요.”
“한국어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?”
→ “네, 조금 이야기할 수 있어요.”
‘왜요?’ 질문 하나만 추가해도 단순 문법 연습이 이유 표현과 실제 대화로 확장됩니다.
- 50분 수업 구성 예시
도입 5분
→ 수영, 운전, 요리 등의 그림을 보여주며 “할 수 있어요?” 질문하기
문법 제시 10분
→ 받침 유무에 따른 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 형태 설명하기
능력 표현 10분
→ 개인의 능력을 행동 카드로 질문하고 대답하기
가능·불가능 10분
→ 표지판과 장소 그림을 이용해 상황 표현하기
짝 활동 10분
→ 서로 할 수 있는 일을 조사하는 인터뷰 게임
마무리 5분
→ “제가 할 수 있는 것 3가지, 할 수 없는 것 1가지” 발표하기
이처럼 진행하면 형태 학습에서 실제 의사소통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.
- 시각 자료를 만들 때 기억해야 할 핵심 원칙
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를 위한 시각 자료는 글자를 많이 넣기보다 한눈에 의미가 구분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.
첫째, ‘있다’와 ‘없다’를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합니다.
가능 → 초록색 또는 파란색
불가능 → 빨간색
둘째, 하나의 그림에는 하나의 행동만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.
수영 그림
→ 수영할 수 있어요.
촬영 금지 표시
→ 사진을 찍을 수 없어요.
셋째, 처음에는 문장을 완성해서 보여주고 이후에는 일부를 빈칸으로 만들어 학습자가 직접 말하게 합니다.
예:
저는 자동차를 ________ 수 있어요.
그림만 보고
“운전할 수 있어요.”
라고 완성하게 만드는 것입니다.
시각 자료의 목적은 내용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말을 끌어내는 데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.
결론: 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는 그림으로 의미를 먼저 이해시키면 훨씬 쉬워진다
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는 외국인 초급 학습자가 자신의 능력이나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행동을 표현할 때 매우 유용한 문법입니다.
형태는 다음처럼 정리할 수 있습니다.
받침이 없는 동사
→ -ㄹ 수 있다/없다
가다 → 갈 수 있어요.
받침이 있는 동사
→ -을 수 있다/없다
먹다 → 먹을 수 있어요.
그리고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.
개인의 능력
→ 저는 수영할 수 있어요.
상황상 가능
→ 여기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.
반대로 불가능한 경우에는
→ 할 수 없어요.
를 사용합니다.
특히 이 문법은 행동 그림, 장소 사진, 표지판, 신호등 색상, O/X 카드 등을 활용하면 학습자가 의미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.
수업에서는 ‘형태 설명 → 그림 보고 말하기 → 능력 인터뷰 → 상황 카드 → 이유 말하기’ 순으로 확장해 보세요.
결국 ‘-(으)ㄹ 수 있다/없다’ 교육의 핵심은 문법 공식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“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?”, “이 상황에서는 무엇이 가능한가?”를 실제 한국어로 표현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. 시각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초급 단계에서도 학습자가 부담 없이 말하기에 참여하고,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.